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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랍스터 열풍 오픈클로가 남긴 진짜 교훈

중국 전역을 휩쓴 오픈클로 열풍의 이면을 분석합니다. 텐센트 본사 앞 천 명의 줄, 7개 지방정부의 보조금, 그리고 보안 경고와 삭제 대행 사업까지. 누가 진짜 돈을 벌었는지 추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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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랍스터 열풍 오픈클로가 남긴 진짜 교훈

참고 링크

텐센트 본사 앞에 천 명이 줄을 섰습니다. 무료로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aw) 를 설치해 주겠다는 행사에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몰려들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 AI 에이전트를 “랍스터(龙虾)” 라고 부르며 키우기 시작했고, 지방정부 7곳이 며칠 만에 보조금 정책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불과 2주 만에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보안 경고를 발령하고, 관공서와 은행에 사용 제한령이 내려졌으며, “오픈클로 삭제 대행” 사업까지 등장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오픈클로가 뭔가요

오픈클로는 오스트리아 개발자 피터 슈타인버거가 만든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입니다. Claude, ChatGPT, Gemini 같은 AI 모델을 iMessage, 슬랙, 디스코드 등 기존 메신저에 연결해서 자연어로 지시하면 컴퓨터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합니다. 이메일 정리, 보고서 작성, 코딩, 주식 분석까지 “AI 직원”처럼 일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가치입니다.

슈타인버거는 이후 OpenAI에 합류했고, 오픈클로 프로젝트는 MIT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독립 재단에 이관되었습니다.

중국은 왜 이렇게 열광했나

중국에서 오픈클로가 폭발한 이유는 기술 자체의 완성도보다 세 가지 외부 요인이 더 컸습니다.

첫째, “1인 기업(OPC)” 내러티브입니다. AI 에이전트를 직원처럼 부리면 혼자서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비전이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 창업 열기와 맞물렸습니다. 안후이성 허페이시는 OPC 창업 시범구를 조성하며 최대 1,000만 위안(약 21억 원)의 보조금을 발표했고, 선전, 우시, 창수, 창저우, 난징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둘째, 빅테크의 이해관계입니다. WIRED 보도에 따르면, 일반 챗봇은 대화당 수백 토큰을 쓰지만 오픈클로 인스턴스 하나는 하루에 그 수십~수백 배의 토큰을 소비합니다. 24시간 돌아가는 에이전트이기 때문입니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는 일반인이 AI API 비용을 자발적으로 지불하게 만드는 전례 없는 기회였습니다. 텐센트 엔지니어들이 본사 앞에서 무료 설치를 해준 것은 자선이 아니라 토큰 매출 파이프라인 확보였습니다.

셋째, 지방정부의 신호 경쟁입니다. 2022년 메타버스 때도 지방정부들이 앞다투어 보조금을 뿌렸던 것과 같은 패턴입니다. AI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정치적 신호이지, 오픈클로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온 정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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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클로 전쟁

중국 빅테크들은 오픈소스인 오픈클로를 가져다 자체 변형판을 만들어 생태계 락인에 나섰습니다. 텐센트의 QClaw, 바이트댄스의 ArkClaw, 문샷의 KimiClaw, Z.ai의 AutoClaw 등이 며칠 사이에 쏟아졌습니다.

바이트댄스의 ArkClaw는 자사 원격근무 플랫폼 페이슈(飛書)와 깊이 연동되고, 텐센트는 스킬 마켓플레이스 SkillHub를 별도로 구축했습니다. 각 기업이 “설치가 더 쉽고 우리 앱과 잘 연동된다”고 홍보하지만, 핵심 목적은 사용자를 자사 클라우드와 API 생태계에 가두는 것입니다.

오픈클로 창시자 슈타인버거는 텐센트의 SkillHub을 보고 X에서 “그들은 복사하면서 프로젝트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다” 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현실은 어땠나

WIRED가 중국 내 오픈클로 사용자 6명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는 냉정했습니다.

샤먼의 전자상거래 종사자 조지 장은 오픈클로로 주식 분석을 시도했지만, 며칠 만에 에이전트가 “작업 중”이라는 답만 반복하며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AI 뉴스 수집용 위챗 콘텐츠 팜을 만드는 것으로 용도를 바꿨습니다. 대학생 쑹줘쥔은 설치 단계부터 막혔습니다. “코드가 가득한 페이지가 나왔는데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조차 “설치하면 알아서 다 해준다더니, 설치 후에는 아무것도 못 하는 랍스터를 만지작거리는 데 시간을 다 쓴다”고 불평했습니다.

코딩 능력이 있는 기술자에게는 강력한 생산성 도구이지만, 비기술 사용자 대부분에게는 과대 포장된 약속이었습니다. 문제는 버블이 터지기 전에 이미 클라우드 서버 임대비와 LLM 토큰 비용을 지불한 뒤였다는 것입니다.

API 비용이라는 현실의 벽

오픈클로의 가장 큰 장벽은 지속적인 API 비용입니다. 클라우드 서버 연간 임대비에 LLM API 월간 구독을 더하면 초기 셋업만 약 30달러, 복잡한 작업을 시키면 훨씬 더 올라갑니다.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있지만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작업만 ChatGPT 같은 고성능 모델에 맡기고, 반복 작업은 DeepSeek 같은 저비용 모델에 돌리는 이중 구조가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로컬에서 직접 모델을 돌릴 수 있는 하드웨어가 있으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오픈클로로 실제로 돈을 번 사람은 에이전트를 활용한 사용자가 아니라, 설치 대행으로 건당 34달러를 받아 7,000번 넘게 설치해 준 엔지니어와 토큰 매출이 급등한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같은 빅테크였습니다.

보안 경고와 삭제 대행

열풍이 채 2주를 넘기기 전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오픈클로가 자율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사이버 공격, 정보 유출, 시스템 통제권 상실 등의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습니다. 일부 사용자가 오픈클로의 관리 인터페이스를 인증 없이 공용 인터넷에 노출하고, 기본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은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보안 업체 위즈(Wiz)는 오픈클로 기반 커뮤니티 몰트북의 설계 결함으로 수천 명의 개인 데이터가 노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360시큐리티 공동창업자 저우홍이는 “AI 시대의 최대 위협은 서버 취약점이 아니라 작업 실행 권한을 가진 지능형 에이전트”라고 경고했습니다. 관공서와 은행에는 오픈클로 사용 제한령이 내려졌고, 설치한 사람들이 불안해지면서 “오픈클로 삭제 대행” 서비스까지 등장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졌습니다.

마무리

오픈클로 열풍은 AI 에이전트 시대의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가능성 측면에서는, 일반인이 AI 서비스에 자발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중국에서 소프트웨어에 돈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오픈클로 사용자들은 클라우드 서버와 API 비용을 주저 없이 지불했습니다. 이것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신호입니다.

위험 측면에서는 교훈이 더 뚜렷합니다. AI 에이전트는 이메일, 파일, 결제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해야 제대로 작동하는데, 이것이 해킹되면 피해 규모가 단순한 데이터 유출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고, 비기술 사용자일수록 보안 설정에 취약합니다.

결국 AI 에이전트의 미래는 기술 자체보다 누가 비용과 보안의 균형을 먼저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픈클로 열풍은 지나가겠지만, 그것이 던진 질문은 AI 에이전트 시대 전체를 관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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