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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테랑의 중국 스마트안경 회사, 텐센트와 메이투안 투자로 유니콘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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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테랑의 중국 스마트안경 회사, 텐센트와 메이투안 투자로 유니콘 등극

애플워치와 아이폰의 양산 과정에 참여했던 베테랑 엔지니어가 중국 선전에서 스마트안경 회사를 창업한 지 불과 2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회사의 이름은 이븐 리얼리티즈 테크놀로지스입니다. 최근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1억 5천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투자에는 텐센트와 메이투안이라는 중국 거대 기술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애플 DNA를 품은 중국 스타트업의 등장

이 뉴스는 단순한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아닙니다. 글로벌 스마트안경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기술 생태계가 어떤 전략으로 메타플랫폼의 영역에 도전장을 내미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왜 지금, 스마트안경인가

시장조사기관 아이디시의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안경 시장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하여 전 세계적으로 225만 대가 출하되었습니다. 2030년까지 이 수치는 5천만 대를 넘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실생활 적용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눈앞에 정보가 떠오르는 경험은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닙니다. 마치 우리가 스마트워치로 알림을 확인하듯, 안경 한 벌로 세상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 워치 개발자의 반 메타 전략

이븐 리얼리티즈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윌 웡은 애플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근무하며 애플워치와 아이폰의 개발 및 대량 생산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이 경험은 그의 제품 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미래는 정보가 필요할 때마다 기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그 순간에 알맞은 정보를 이용하면서도 주변 세계에 완전히 머무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븐 리얼리티즈의 플래그십 제품인 이븐 G2는 메타의 레이반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메타의 스마트안경이 카메라를 탑재하여 사진과 영상 촬영 기능을 강조하는 반면, 이븐 G2는 카메라나 녹화 하드웨어를 일절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렌즈 안에 내장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메시지 전송, 내비게이션,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제품 철학의 핵심에 둔 것입니다.

중국 자본 생태계의 전략적 투자

텐센트와 메이투안의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지원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한 기업이고, 메이투안은 음식배달부터 여행, 로컬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슈퍼앱 플랫폼입니다.

이 두 기업이 스마트안경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안경이라는 하드웨어 그 자체보다, 안경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컴퓨팅 인터페이스의 미래를 사들이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될 경우, 이븐 리얼리티즈의 기술과 사용자 기반은 텐센트나 메이투안의 서비스를 새로운 차원에서 유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위에서 언급한 두 기업 외에도 지에디 투자, 모놀리스 매니지먼트, 비씨비 캐피탈 등 중국계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븐 리얼리티즈의 자금 조달 이력을 보면 중국 자본 생태계가 이 회사의 성장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장 선두 메타와의 격차, 그리고 차별화

아이디시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안경 시장에서 메타플랫폼의 점유율은 약 70%에 달합니다. 이븐 리얼리티즈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해서 메타의 아성에 근접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시장이 메타 중심의 단일 구도에서 다극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븐 리얼리티즈의 주목할 점은 사용자와 개발자의 상당수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체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개발자의 약 80%가 미국 기반입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면서도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이 전략은, 메타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을 충족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국내 경쟁 환경과 시사점

중국 내 스마트안경 경쟁은 이미 치열합니다. 롯키드는 최근 5억 2천2백만 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5억 8천만 달러를 평가받았습니다. 티씨엘 일렉트로닉스가 육성한 레이네오는 2억 3천9백9십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븐 리얼리티즈의 10억 달러 밸류에이션은 이 경쟁 구도 안에서 중간 위치에 놓여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 입장에서 이 현상이 갖는 의미는 명확합니다. 중국 스마트안경 업체들이 자국 자본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에서 보여온 행보와 비교하면, 중국 경쟁사들의 성장 속도는 한국 기업에겐 긴장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이븐 리얼리티즈의 사례는 중국 스타트업이 더 이상 저가 하드웨어 제조에만 특화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애플 출신 인재 영입, 프라이버시 중심의 제품 설계, 미국 시장 공략이라는 투 트랙 전략은 이전 세대의 중국 기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접근법입니다.

마무리: 안경 뒤에 숨어 있는 컴퓨팅의 미래

스마트안경은 단순한 제품 카테고리가 아닙니다. 인간이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컴퓨팅 패러다임의 전환점입니다. 애플비전 프로가 데스크톱급 컴퓨팅을 머리 위로 가져왔다면, 이븐 리얼리티즈와 같은 회사들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흡수하는 경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자본과 애플 DNA가 결합된 이븐 리얼리티즈의 성장은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합니다. 한국의 기술 기업과 사용자 모두 이 변화의 흐름을 예의 주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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