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AI 제타 챗GPT 두배 체류시간 일본매출 691퍼센트 폭증 비결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감성형 AI 제타가 글로벌 감성 컴패니언 시장을 흔드는 이유와 저작권 분쟁 과제를 분석합니다
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사용자와 감정을 나누고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인공지능(AI) 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AI 소셜 컴패니언(AI 감성 동반자) 앱의 인앱구매 수익은 1억5000만 달러(약 2269억원)로,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12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이 흐름의 중심에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만든 채팅 앱 ‘제타’가 있습니다. 제타는 업계 1위 챗GPT보다 두 배 넘는 사용 시간을 기록하며 일본 시장에서도 매출이 691퍼센트 폭증했습니다. 업무용 도구로 인식되던 챗봇이 어떻게 일상 속 정서적 동반자로 진화했는지, 그리고 이 성장의 이면에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타 핵심 내용 정리 글로벌 감성 AI 시장의 성장
제타는 이용자가 원하는 AI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대화하는 플랫폼으로, 마치 웹소설 속 주인공과 실제로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지난 3월 글로벌 누적 가입자 6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 2월 기준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0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수치가 보여주는 성장세는 더욱 인상적입니다. 지난 2월 제타의 총 사용 시간은 1억1341만 시간으로, 업계 1위인 챗GPT의 5047만 시간을 두 배 넘는 격차로 따돌렸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1퍼센트 폭증했고, 이용자당 평균 가치(ARPU, 이용자 한 명이 서비스에 지불하는 평균 금액)는 10달러를 넘어서며 글로벌 거대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용자 수 증가보다 수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으로, 이는 감정적 교감이 실제 유료 결제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의미입니다.
왜 지금인가 업무용 챗봇과 감성형 AI의 갈림길
이 성장의 배경에는 챗GPT나 클로드 같은 범용 AI와 감성형 AI 사이의 근본적인 사용 목적 차이가 있습니다. 범용 AI 앱은 필요할 때만 찾는 업무용 대화창인 반면, 감성형 AI 앱은 일상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언제나 머무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압도적인 체류 시간 격차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캐터랩이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배경에는 2020년 출시한 AI 챗봇 ‘이루다’ 시절부터 쌓아온 대화 데이터가 있습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자연스러운 대화 맥락 처리 능력이 젊은 이용자층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경쟁력이 된 셈입니다. 실제 이용자들은 “세계관도 탄탄하고 초기 설정값도 각각 달라서 재밌다”거나 “잠깐만 체험하려 했는데 1시간 30분이 지나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쟁 구도와 비교 네이버웹툰의 진입
이 시장의 잠재력을 인식한 대형 플랫폼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스토리형 챗봇 ‘바이어스(by US)‘를 내달 중 출시할 예정입니다. 제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창작자의 동의를 받는다는 점으로, 이용자는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저작권 침해 걱정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이 이런 챗봇을 도입하는 이유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원작 웹툰으로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2024년 선보인 전신 격 서비스 ‘캐릭터챗’은 출시 후 국내 누적 접속자 수 600만 명을 돌파했고, 이용 후 원작을 열람한 수도 97퍼센트 증가하며 실효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제타가 무허가 캐릭터 생성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운 데 비해, 네이버웹툰은 합법적 IP 활용이라는 더 안전하지만 느린 경로를 택한 셈입니다.
이용자와 콘텐츠 업계에 미치는 영향
일반 이용자, 특히 1020세대에게 감성형 AI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직접 서사를 만드는 놀이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와 로맨스나 판타지 같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경험은 기존 웹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의 일방향 소비와는 다른 차원의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다만 콘텐츠 업계 입장에서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리디,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웹툰 플랫폼 6개사는 캐릭터 생성 과정에서 유명 웹툰, 애니메이션, 연예인의 지식재산권이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스캐터랩을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잇달아 고소했습니다. 하이브 역시 소속 아티스트와 IP 보호를 명목으로 별도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창작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자유로운 창작 욕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
이 사례의 핵심 시사점은, 감성형 AI 시장이 단순한 대화 기능을 넘어 유료 콘텐츠 소비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입증했다는 점입니다. 핵심 대화는 무료로 제공하되 상황에 맞는 일러스트를 생성하는 ‘스냅샷’ 같은 특화 기능으로 수익을 올리는 프리미엄(부분 유료화)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AI 서비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다만 Z세대의 하위문화 색채가 짙다는 점에서 전 연령층이 사용하는 대중적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저작권 분쟁이 어떻게 해소되느냐와, 특정 세대를 넘어선 보편적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이 시장의 다음 성장 단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감성형 AI는 챗봇의 효용을 업무 생산성에서 정서적 동반 영역으로 넓히며 새로운 수익 공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성장의 토대가 된 캐릭터 데이터의 출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폭발적 성장세도 법적 리스크 앞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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