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LLM 경쟁 뒤처진 이유 전 텐센트 AI 수장이 밝힌 패러다임 혁신 부재
전 텐센트 AI 수장 류웨이가 중국 LLM이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핵심 원인으로 패러다임 혁신 부재를 지목했습니다. 벤치마크 점수보다 실사용 격차가 더 크다는 진단을 분석합니다.
중국 AI 업계의 내부에서 이례적인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텐센트 AI 핵심 조직인 훈위안(Hunyuan) 팀을 이끌었던 류웨이(Liu Wei)가 “중국 기업들은 핵심 기술 수준에서 딥시크나 미국 기업을 모방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벤치마크(AI 성능 평가 지표) 점수는 좁혀지고 있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격차는 그 수치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진단입니다.
이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경쟁사 비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국 최대 빅테크 중 하나인 텐센트에서 8년 이상 AI 연구를 이끈 인물이 내부자 시각으로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 것입니다.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지금, 이 진단은 중국 AI 전략 전체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는 신호로 읽힙니다.
기사원문보기: 2026년 5월 23일 (토) AI 브리핑 - AI코리아24
중국 LLM이 벤치마크를 넘어서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
류웨이가 반복해서 사용한 단어는 ‘판시(fanshi)’, 즉 패러다임입니다. AI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 단어는 한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적 도약을 의미합니다. OpenAI의 ChatGPT, Anthropic의 Claude Code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제품들은 단순히 성능이 높은 모델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전환점이었습니다.
류웨이의 진단은 명확합니다. 중국 AI 기업들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쪽이 아니라, 뒤따라가는 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벤치마크 점수가 좁혀진다고 해서 실제 제품 경쟁력이 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 점수가 비슷하더라도 실무 능력은 다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는 기술 추종자(follower)로 머무는 한, 언제든 앞선 기업이 규칙을 바꿔버릴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합니다.
딥시크 이후에도 좁혀지지 않는 실질 격차
2025년 초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은 중국 AI가 미국을 따라잡았다는 인상을 전 세계에 심어줬습니다. 낮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한 것이 화제가 됐고, 주요 AI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흔들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류웨이의 시각은 다릅니다. 딥시크의 최신 V4 모델은 이전만큼의 충격을 주지 못했고, 같은 기간 미국 선두 기업들은 계속해서 기술 전선을 밀어붙였습니다. 딥시크가 만든 반짝이는 순간이 구조적 격차를 메운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중국 내 많은 기업들이 딥시크의 방식을 복제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오리지널 혁신은 여전히 미국 기업들의 몫으로 남아있다는 분석입니다.
기술 추종 전략이 가진 근본적 리스크
류웨이는 현재 홍콩 사이언스 파크에서 AI 스타트업 ‘비디오 리버스’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가 텐센트를 떠난 배경 자체가 이미 시사적입니다. 훈위안 팀을 출범시킨 지 불과 1년 만에 8년 이상 몸담은 회사를 나온 것입니다.
기술 추종 전략의 구조적 리스크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앞선 기업이 새 패러다임을 발표하면 추종자의 노력이 순식간에 무력화됩니다. 둘째, 수출 통제나 칩 규제처럼 외부 변수에 의해 기술 접근성 자체가 차단될 수 있습니다. 셋째, 진정한 혁신 없이는 우수한 인재를 장기적으로 붙잡기 어렵습니다.
류웨이 자신의 이직 결정도 이 세 번째 맥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AI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읽어야 할 신호
이 발언은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AI 생태계 역시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국내 대형 모델들이 영어권 모델 대비 벤치마크에서 좁혀지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독창적인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한컴과 LG AI연구원의 협력처럼 응용 레이어(실제 서비스 적용 단계)에서의 강점을 쌓는 전략은 유효합니다. 그러나 류웨이의 경고는 응용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기반 기술에서의 독창성이 없다면, 응용 레이어의 우위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패러다임을 만드는 자와 따르는 자의 차이
AI 경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강한 경쟁자가 아니라 규칙 자체를 바꾸는 경쟁자입니다. ChatGPT가 그랬고, Claude Code가 그랬습니다. 중국이 LLM 성능 추격에 성공하더라도, 다음 패러다임이 또다시 서방에서 탄생한다면 그 추격은 영원히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류웨이의 발언은 자성이자 도전입니다. 추종자 전략의 한계를 인식하고,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국만이 아니라 AI 경쟁에 뛰어든 모든 후발 주자들이 직면한 핵심 질문입니다. 벤치마크 점수가 아니라 새로운 사용 방식을 정의하는 것, 그것이 진짜 경쟁력의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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